*아침
1.
아침이 오는 날을
왜 이리 두려워 했던지,
더없이 좋았던
시간들이 끝나서였을까
눈을 떳을 때
허전한 빈자리가 두려워서 였을까.
2.
해뜨는 새벽이
유난히도 추웠던 날
당신의 품에
안겨들
그럴싸한 핑계를 찾았지 뭐예요.
아침까지
따스한 당신이
꼭 필요한 적당한 핑계를요.
3.
내일도,
모레도,
여전히 우리가
같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눈 뜨는 꿈을 꾼다.
-Ram
*아침
1.
종종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나갈 준비하기 바쁜 와중에,
고등학교때 엄마가 아침 거르지 말라며,
김에 밥을 동그랗게 돌돌 말아서 조그마한 접시에 담아주던 때가 생각난다.
아침에 엄마 생각이 제일 많이 난다.
엄마도 나갈 준비하기 바쁘면서. 바보.
아침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을 때가 진짜 행복에 겨운 때였다.
2.
내가 기억하는 어느 아침은,
잠결에 내가 이불을 발로 차서 걷어냈는데,
네가 언제부터 깼는지 모르겠지만, 조용히 다시 이불을 내 위로 덮어주던 아침.
3.
내게 아침이란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시간.
4.
그 말을 들은 후,
나 또한 왜인지 모를 안정감이 조금은 들었다.
-Hee
*아침
시간이 계속 흐른다. 하루 하루가 계속 반복된다.
매일 아침은 약속이라도 한듯 매번 우리에게 찾아오고
그날 그날의 하루는 언제나 우리에게 보장되어있다.
오늘 하루가 유난히 힘들었나요?
오늘 하루가 유독 괴로웠나요?
괜찮아.
아침은 언제나 하루도 빠짐없이 보장되어있고, 우리가 뜻하는대로 도전할 수 있으니 괜찮아. 이따금 비가 오는날도 있고 안개가 끼는날도 있겠지만 괜찮아. 내일의 아침이 또 우리를 기다린다.
아침이면 창가로 비추어지는 햇살. 반지하와 단칸방을 전전하던 시절에는 몰랐지만, 아침햇살로 가득차 깨어나는 하루. 고생끝에 스스로 얻어낸 충만한 아침.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올까 상상하던 시절에 몰랐던 하루. 무엇인가를 해내기를 기다려주는 아침이 우리를 기다린다. 매일같이 우리를 깨워주는 햇살. 이제 그렇게 아침처럼 꾸준한 우리가 되자. 매일 아침을 꼬박꼬박 채워주는 서로가 되자.
-Cheol
*아침
1.
이제 부산은 여행 와 잠깐 들렸다 곧 떠나는, 좋은 것만 보고 돌아가는 여행자의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됐다. 거실을 방 한 칸으로 따져 원룸을 투룸이라 말하는 괴상한 셈 법에 이틀 만에 익숙해졌고 출근길이 길더라도 꼭 광안대교와 가까운 곳에 살아야겠다던 마음은 왠지 금세 가셨다. 종일 tv조선 채널을 고정시켜두고 대통령을 욕하는 아빠의 가게에도, 사방에서 쏟아지는 사포처럼 거친 말투에 생채기 나는 일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지난 삼 주 간은 말하자면 여기서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고뇌하는 시간이었다. 어릴 때보다 볼 수 있는 게 더 많아진 지금 부산은 과거보다 세 배쯤 더 거칠고 불친절한 도시였다.
부산이 본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잘 됐네!라는 말이다. 글쎄, 분명 부모님은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왜 나는 괜히 더 슬픈지.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들의 어색하고 뜨뜻미지근한 답이 꼭 내 표정 같다. 조금의 변화도 없는 도시. 내 방도 하나 없는 집. 삼 주 내내 매일같이 고양이를 내다 버리라는 부모님의 말. 아아, 휩쓸리지 않도록 단단해져야만 한다.
2.
매일 7시 반에 일어나다가 이제는 늦어도 6시 5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여행 갈 때 집에서 공항까지는 분명 차로 15분 거리였는데 아침 출근길은 1시간도 넘게 걸렸고 그래서 출근 첫날부터 지각했다. 와 이거 시작부터 뭔가 많이 잘못된 것만 같았는데 느낌은 그저 느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고. 이왕 일찍 일어나야 한다면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수영장을 다니라는 엄마 말에 6시 강습 등록을 했다. 가혹한 아침 루틴을 극복한다면 삶이 조금 더 괜찮아질까.
-Ho